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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로 회사를 만들려던 시도에서, 운영으로 회사를 다시 세우기까지

감자탕 브랜딩OS v1.0 → v1.5 전환 기록

이건 감자탕을 만드는 한 명의 사장이 다시 1인기업으로 돌아오며 겪은 변화의 기록이다. 한때는 기술과 자동화를 중심으로 회사를 세우려 했고, 지금은 운영과 판단을 중심으로 회사를 다시 세워가고 있다. 성과를 말하려는 글이 아니라, 그 사이에서 내가 무엇을 잘못 믿고 있었는지를 정리해두려 한다.

브랜딩OS v1.0의 출발점

브랜딩OS v1.0의 전제는 단순했다. “1인기업은 자동화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 가능한 한 많은 일을 시스템에 넘기고 싶었다. GPT로 사고를 돕고, Make.com으로 업무를 연결하고, 콘텐츠와 메시지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구조까지 만들었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돌아가는 회사를 꿈꿨다. 일의 목적이 ‘덜 하기’로 맞춰져 있었던 셈이다.

운영이 드러낸 현실

하지만 실제로 운영을 시작하자 곧 한계가 보였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일을 자동화하려 했고, 경험이 필요한 판단까지 시스템에 맡겼다. 결과적으로 자동화가 일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관리해야 할 일’을 하나 더 늘리는 꼴이 됐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타이밍이었다. 구조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자동화는 해결책이 아니라 부담이었다.

브랜딩OS v1.5로 바뀐 기준

v1.5에서 달라진 건 ‘자동화에 대한 태도’였다. 자동화를 목표로 두지 않고 결과로 두기로 했다. 판단이 반복되고 운영이 안정될 때만 자동화가 의미를 갖는다는 기준을 세웠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 v1.0은 자동화를 먼저 떠올렸고, v1.5는 운영과 판단을 먼저 떠올린다.
– v1.0에서 자동화는 목표였고, v1.5에서는 결과다.
– v1.0은 시스템 중심, v1.5는 판단 중심이다.
– v1.0의 나는 설계자였고, v1.5의 나는 운영자다.
– v1.0은 기술에서 시작했고, v1.5는 경험에서 출발했다.

결국 v1.5는 기존 구조를 부정한 게 아니라, ‘자동화를 견딜 수 있는 바닥’을 다시 다지는 과정이었다.

머릿속의 회사와 현실의 회사

머릿속의 회사는 완벽했다. 콘텐츠는 자동으로 생성되고, 메시지는 한 번에 분기 처리되며, 대시보드로 모든 게 관리되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고객과 매일 대화해야 했고, 채널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영업과 상담은 자동화가 아니라 타이밍과 감각의 문제였다. 결국 깨달았다. 회사는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판단의 연속으로 유지된다.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순간

이 감각은 GPT 프로젝트 안의 대화창을 정리하면서 더 분명해졌다. 역할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고가 섞이고, 기준 문서와 실험 문서가 뒤엉키면 판단이 흐려진다. 기술이 위로 올라갈수록 오히려 결정은 느려졌다. 그래서 다시 구조를 짰다. 운영 헌장, 브랜딩OS, 브랜드 기준, SSOT(채널 언어), 전환 구조, 고객 감정. 이 순서를 고정하자 질문이 달라졌다. “이걸 어떻게 자동화할까?” 대신 “이 판단은 어디 기준에 속하는가?”

다음 스텝, 그리고 지금의 기준

이제는 일부러 자동화를 미루고 있다. 사람이 더 잘하는 일, 반복이 부족한 일, 기준이 불명확한 일은 시스템에 넘기지 않는다. 그 대신 나 자신에게 묻는다.

이 업무는 충분히 반복되었는가?
기준이 문서로 정리되어 있는가?
자동화를 붙이면 정말 일이 줄어드는가?

지금의 결론은 단순하다. 1인기업의 강점은 자동화가 아니라, 판단을 빠르게 고정하고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갖는 것이다. 자동화는 그다음이다.

마무리

브랜딩OS v1.5는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사고의 위치가 이동한 기록이다. 설계자에서 운영 판단자로, 머릿속 회사에서 현실의 회사로. 감자탕을 다시 끓이기 시작하면서 얻은 이 전환은 앞으로도 계속 업데이트될 것이다.
다만 방향만큼은 확실하다. 먼저 운영이 단단해지고, 그다음에 자동화가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