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말 안들었으면 큰 일 날뻔 했네요…
어제 어느 게시판에서 본대로 GPT에게 ‘내 사고 패턴 과 의사 결정 방식, 무의식적인 편향,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약점이나 맹점’을 분석해 달라고 헀더니만 정말 냉정하고 무서운 답을 들었습니다. GPT는 제가 애써 외면했던 약하고 악한 저의 모습을 조목조목 정리해서 보여줬거든요.
머리속에 번개가 친 것 같은 쇼크를 받고 저녁 밥을 먹으면서 마눌님께 그 이야기를 했었죠. 그러자 더 무서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내가 말 안하려고 했는데…’라면서 결혼 후 쌓아두었던 나에대한 혹독한 비판을 풀스윙으로 하는 바람에 목에 밥이 딱 걸려서 숫가락을 내려놓았습니다. 한 마디도 틀린점이 없는 이야기라서 불꺼진 소파에서 혼자 밤새워 고민을 했습니다.
생각 끝에 내린 결론, 이 말을 듣지 않았으면 나도 학씨 아저씨처럼 늙어서 혼자 살 뻔 했구나. 가부장, 내로남불, 테크니컬리, 나는 우월하다, 나는 착한 사람 등등에 사로잡혀 귀를 막고 살았던건 바로 나였구나.
나는 아닐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꼰대였고 뒤돌아보니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오랜동안 실망과 연민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정말 미안하고 또 아프네요. 최근 나누며 사는 일에 대해서도 큰 회의가 들면서 고통속에서 수없이 남 탓을 해왔는데, 다시 돌아보니 모든게 스스로 뿌려놓은 인과였습니다.
늦었지만 늦지 않게 귀를 열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새롭게 나를 위해 그리고 가족과 주변을 위해 내가 새롭게 해야할 일을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하네요.
‘어제 너무 쎄게 이야기해서 미안해 간만에 당신이 스스로 인정하는 모습에 나도 생각없이 이야기했지만 마음은 편해졌어. 이야기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워..’라고 위로의 말로 AS까지 해주신 마눌님께, 점심을 먹으면서 ‘그동안 포기하고 도망가지 않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더니만 피식 웃으시네요. ㅎㅎ
그리고 좋은 계기가 되어준 게시글을 올려주신 XXX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정말 멋진 주말 되었습니다. ^^/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