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하얀감자탕, 한 냄비의 우직한 시간

강릉하얀감자탕은 겉으로 보면 단순한 냉동 감자탕 브랜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이 하루의 대부분을 쏟아 넣으며 만들어가는 작은 작업실 같은 곳입니다. 주문 확인, 손님 응대, 택배 포장, 재고 정리, 냉동창고 관리, 라벨 검수, 문서 작성, 세금 신고까지.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모든 과정이 제 손에서 시작해 제 손으로 끝납니다.

아침에 불을 켜는 것도, 밤늦게 마지막 주문을 닫는 것도 오롯이 제 일입니다. 요즘 말로 1인 기업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보다 조금 더 우직한 방식에 가깝습니다. 모든 과정이 제 손끝을 거쳐 고객의 식탁으로 간다는 사실이 책임이자 자부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자탕을 끓이는 과정만큼은 혼자 하기 어려워서 믿고 함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일정 관리, 포장 마감, 재료 확인, 고객 대응 등 대부분의 일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옵니다. 주문이 몰려도, 택배 마감 시간이 촉박해도 결국 제가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다 혼자 하세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지만, 저는 늘 같은 마음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파는 음식이기 때문에 직접 보고 손으로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5년 동안 수많은 가정에 하얀국물 감자탕을 전해왔습니다. 아이가 잘 먹어서 재주문한다는 메시지, 부모님 환절기 보양식으로 챙긴다는 이야기, 바쁜 저녁에 큰 힘이 된다는 리뷰들. 그 모든 말들이 제가 이 일을 버티고 더 잘하려는 이유가 됩니다.
강릉에서 시작한 한 냄비의 국물이 이제는 전국 곳곳의 식탁으로 도착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된 날에도 마음을 다시 세우게 합니다.

사실 저는 15년 동안 스파게티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감자탕은 참 정직한 음식입니다. 오래 달일수록 더 깊어지고, 손을 많이 쓸수록 더 부드러워지는 맛. 그래서 지금도 새벽마다 뼈를 손질하고, 12시간 넘게 사골을 달입니다.
작업실이 국물 향으로 가득 차는 순간, 그 향이 “오늘도 잘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저는 여전히 우직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재료를 찾기 위해 강릉과 대관령을 오르내릴 것입니다. 냉동식품이지만 화학적 보존제 없이, 장모님께 배운 방식 그대로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바라는 마음은 하나입니다.
제 감자탕을 드시는 분들의 건강이 우리 하얀국물처럼 맑고 변치 않기를.
필요한 순간 따뜻한 한 그릇이 되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지켜주기를.

달리며 깨달은 일의 본질

러닝을 하다 보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멈출 때가 있다. 호흡이 거칠어지기 전, ‘이쯤이면 됐잖아?’라는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든다. 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체력보다 생각이 먼저 멈출 때가 많다. 그 멈춤의 근원에는 공포가 있다. ‘이 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나는 늘 그 두려움 앞에서 돌아서곤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러닝 중 깨달았다. 공포 속으로 들어가야 그 공포를 이길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두려움을 피하는 동안 나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지금은 준비가 덜 됐어’,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는 말로 행동하지 못한 나를 정당화했다. 사실 나는 일하지 못한 게 아니라, 일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만들어두고 스스로를 변명으로 감쌌던 것이었다.

멈춤의 습관, 익숙해진 두려움

이 퇴행은 아주 사소한 순간에 찾아온다. ‘오늘은 쉬자.’, ‘이 정도면 됐지 뭐.’ 그렇게 하루를 허락하는 순간, 며칠간 쌓아온 리듬이 무너진다. 그 하루는 단순한 쉼이 아니라 이전의 성과를 지워버리는 작은 붕괴의 시작이었다.

그때의 나는 몰랐다. 하루를 놓치는 게 아니라, 일을 멈추는 게 익숙해지는 나 자신이 더 무서운 일이라는 걸. 한 번 쉬면 두 번 쉬고 싶어지고, 그다음에는 다시 시작할 용기가 사라진다. 러닝처럼, 일도 계속 달려야 한다. 잠깐의 멈춤은 괜찮지만, 돌아서면 길을 잃는다.

속도의 본질은 단순함에 있다

러닝이 가르쳐준 건 명확하다. 일은 속도가 생명이다. 그 속도는 단순히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구조를 단순하게 만드는 데서 온다. 해야 할 일을 작게 나누고, 지금 할 수 있는 일 하나에 집중할 때 비로소 속도가 생긴다.

그동안 나는 일의 구조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두었다. 계획 위에 계획을 쌓고, 그 위에 위험을 덧붙이며 스스로를 지치게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접근한다. 작게, 단단하게, 빠르게. 속도를 만드는 건 단순화된 구조와 즉각적인 실행이다. 러닝처럼 한 발 더 내딛으면, 호흡이 살아나고 리듬이 생긴다.

한 걸음의 힘

결국 시간은 부족한 게 아니었다. 나는 단지 움츠러들어 있었다. 제자리에서 잠시 멈춰 돌아보고, 다시 도약을 준비할 용기가 없었을 뿐이다. 이제는 안다. 멈춤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 도약을 위한 준비라는 걸.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가볍게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하게 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제 다시, 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공포 속으로, 그리고 성장의 길로.

쇼핑몰 하나를 한 번에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은 할 수 있는 일 하나가 있다. 오늘은 당근에 하얀감자탕 하나를 기똥차게 올려보자. 그 한 걸음이, 결국 모든 시작의 출발점이 될 테니까.

주간업무평가 11월 4주차

지난주 핵심 요약

이번 주는 브랜드 전략·콘텐츠 방향·자동화 시스템의 실제 가동이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발전한 주간이었다.
기존 구조를 정리하고 핵심 채널인 인스타그램, 고도몰, 당근의 트라이앵글 구조를 확립하면서 브랜드 운영의 기초 체계가 단단해졌다.

  • 브랜드 전략 및 스토리 구조 재정립: 트라이앵글 구조(인스타–고도몰–당근) 확정, 스토리 4요소 + 3단계 구조 기반 콘텐츠 전략 정립, 가치/창업자/목적/고객 스토리 체계화
  • 당근마켓 채널 구축: 외주 보류 후 내부 직접 세팅 전환, 판매 구조 설계 및 직배송 정책 확정, 게스트하우스 정보 및 제품 업로드 준비
  • 콘텐츠·미디어 방향성 도출: 스티커 영상 테스트를 통한 비광고형 콘텐츠의 강점 확인, 40~60초 스토리형 숏폼 기획 시작, VEO3·Midjourney 프롬프트 개선
  • 고도몰 운영 구조 확정: 기능–디자인–자동화 3단계 로드맵 정비, 고도몰을 브랜드 본진으로 정의, 대표상품 중심 구성 전략 도출
  • 업무 시스템·자동화 구축: Obsidian 구조 규칙 V3.2 확정, Make 기반 자동화 설계, 하루 루틴 정착, 완벽주의 탈피 → 실행 중심 전환

이번 주(11월 24~30일) 예상 주요 업무

  1. 당근마켓 상품 2종 업로드 및 기본 세팅 (최우선)
    제품사진·설명 정리, 프로필/소식 작성, 직배송 정책 반영 → 이번 주 내 판매 가능 상태까지 완료.
  2. 고도몰 1단계(기능 중심) 완성
    대표상품 3종 전시, 기본 카테고리 구성, 결제 흐름 점검 → 인스타·당근 Funnel 연결 준비.
  3. 40~60초 스토리형 숏폼 1편 제작
    비광고형 콘텐츠 포맷 검증 및 시리즈 확장 기반 마련.
  4. 게스트하우스 정보 당근 반영 + 부동산 연락 마무리
    게스트하우스 정보 정리, 당근 업로드, 후속 연락 일정 OmniFocus 관리.
  5. Make 기반 아카이브 시스템 ‘축약 버전’ 가동
    텍스트·미디어 데이터 시트 적재 루프 실행, 정보 중복 방지용 자동화 첫 단계 가동.

핵심 포인트

이번 주의 3대 목표:
① 당근 판매 개시
② 고도몰 1단계 오픈
③ 스토리 숏폼 첫 작품 제작

이 세 가지가 완성되면 브랜드 성장 속도는 ‘정적 → 가속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핵심 루틴(집중–실행–마감)을 유지하며, 자동화 시스템을 병행 가동하는 것이 이번 주의 실행 핵심이다.

카테고리: My Notes

비워야 보인다, 다시 시작하는 힘

공간을 비우며 마음을 정리하다

요즘 내 주변은 정리의 한가운데 있다. 집 안 곳곳에 쌓여 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며 ‘이건 정말 필요한가?’를 묻는다. 마치 지난 몇 년간의 시간과 선택, 그리고 욕심을 함께 정리하는 기분이다. 당근마켓에 내놓은 물건이 하나씩 팔릴 때마다 마음의 짐도 함께 가벼워진다. 신기하게도, 물건을 정리하는 행위는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사고의 정리로 이어진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것들이 물건을 따라 서서히 사라지면서, 비로소 내가 진짜 집중해야 할 일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업적으로도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벌려놓았던 일들을 하나씩 줄이며, 지금은 마치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그라운드 제로’로 돌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욕심이 앞서서 여러 방향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늘 비슷했다 — 많은 일들이 동시에 굴러가지만, 진짜 성과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제는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내려놓기로 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일의 패턴을 허물고, 다시 처음처럼 단단히 다지는 과정이다. 줄이는 게 무섭지 않다는 걸, 오히려 그 속에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씩 깨닫고 있다.

가벼워진 선택의 무게

정리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공간을 정리하고, 내 주의를 잡아먹던 일들을 정리하자 ‘내가 진짜 해야 할 일’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손바닥만 한 내 세상에 너무 많은 레이어를 겹쳐 놓고 있었던 것 같다. 일을 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선택의 연속인데, 나는 그 선택의 부담을 덜기보다 쌓아올리며 버텨왔다. 그러니 늘 무겁고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워낸 자리에는 방향이 생겼고, 그 방향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매일 할 수 있는 일 하나에 집중하는 것, 그 단순한 행위가 오히려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일의 크기에 눌리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의 총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한 발 한 발 해나가면 쌓여나갈 길이 보인다. 과거엔 결과만 바라보다 지쳐버렸다면, 지금은 과정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공간이 정리되니 마음이 정리되고, 마음이 정리되니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다음 주부터 시작될 ‘강릉하얀감자탕 시즌2’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비워낸 자리에 다시 채워질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예전보다 단단해진 마음으로, 다시 한번 나의 일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비움 끝에 찾아온 이 시작의 감각이 참 좋다.

AI와 함께 다시 배우는 일의 기술

AI와 함께 만드는 새로운 일의 흐름

AI를 신입사원처럼 맞이했다. 그와 함께 새로운 업무 흐름을 만들고, 최종 결과물을 옵시디언에 아카이브하는 루틴을 구축했다. 매일 쌓이는 생각과 결과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다시 꺼내 쓰이며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묘한 감동이었다. 이전에는 일의 흐름이 늘 ‘그때그때’에 머물렀다. 결과가 쌓이지 않고, 반복 가능한 구조를 만들지 못한 채 사라지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매일의 기록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이어지고 확장된다. 단순한 데이터 저장이 아니라, ‘생각이 쌓이는 체계’를 만든 것이다.

생각의 주소를 찾다

이렇게 일하면서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왜 진작 이렇게 일하지 못했을까’였다. AI와 아카이브 시스템이 함께 만들어내는 유기적 순환은, 단순한 효율을 넘어서 사고의 구조를 바꾸어 놓았다. 완성된 결과물이 단절되지 않고, 다시 호출되고, 수정되고, 새로운 버전으로 진화해가는 과정을 보는 건 하나의 창작 행위처럼 느껴진다. 과거에는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던 일들이, 이제는 ‘기록된 생각’이라는 토양 위에서 자라난다. 늦게나마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사실이 다행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생각이 ‘정확한 주소’를 갖게 된 것이다. 예전엔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떠다니며, 그저 메모 앱과 파일 속에 흩어져 있었다. 방향 없이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난사하는 기분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옵시디언과 AI가 연결된 새로운 시스템 안에서, 생각은 명확한 목적지로 향한다. 이제는 ‘어디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가’를 헷갈리지 않는다.

집중의 회복과 일의 재구성

이런 구조를 반복하면서 느끼는 건, 목표가 명확해질수록 생각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목표가 분명하면 수정과 심화, 재창조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시스템으로서의 ‘업무’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루하루의 반복이 새로운 학습이 되고, 그 학습이 다음 선택의 근거가 된다. 그 과정에서 AI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사고의 동반자로 기능한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 변화는 물리적인 정리에서도 이어졌다. 불필요한 물건과 상황들로 흩어졌던 주의가 회복되었다. 머릿속과 책상 위가 동시에 정리되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솟구친다. AI는 그 생각을 즉시 구체화해주었고, 덕분에 스스로도 놀랄 만큼 빠르게 새로운 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 지금 나는 ‘AI와 함께 일한다’는 말이 단순한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일과 생각, 그리고 나 자신을 다시 구조화하는 과정임을 실감하고 있다.

AI는 사람을 닮은 도구, 나를 확장시키는 힘

AI를 오해하던 시절

처음에는 나도 AI를 믿지 않았다. ChatGPT를 마치 말을 조금 더 잘 알아듣는 검색엔진 정도로만 생각했다. “질문을 하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대답하는 도구”라는 인식이 전부였다. 그래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지도 않았고, 내가 가진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료로도 바라보지 못했다. AI의 답변은 그저 참고자료, 그것도 종종 신뢰할 수 없는 참고자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AI의 한계가 아니라 나의 이해 부족이었다. AI의 능력을 제한하고 있던 건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를 다루는 나의 태도였다.

일과 업무의 구조를 조금씩 체계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AI에 대한 이해도 달라졌다. 단순히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구조화하고 사고의 맥락을 정리하는 데 AI가 큰 역할을 한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특히 복잡한 업무를 쪼개고, 그 안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AI의 존재는 빛났다. 반복적인 일의 패턴을 잡고, 흐름을 설계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마다 관점을 제시해주는 일은 사람이 하기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작업이다. AI는 그 부분에서 놀라울 만큼의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능력의 대체가 아닌 증폭

조금 더 경험이 쌓이자, AI의 본질적인 능력이 무엇인지 체감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능력의 대체자’가 아니라 ‘능력의 증폭기’라는 점이다. 내가 가진 생각을 즉시 구체화시켜주는 힘, 방대한 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참고 삼아 나의 사고를 확장시켜주는 힘, 그리고 디테일에 파묻히지 않고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힘. 이 세 가지는 그동안 내가 스스로 버텨야 했던 지점이었다. 어떤 학자가 “AI는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증폭시키는 장치”라고 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이제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나를 확장시키는 파트너

AI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집중의 질’이었다. AI는 나로 하여금 핵심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수많은 사소한 결정과 정보의 정리에 묶여 있던 시간을 줄여주었고, 나의 판단과 결정이 닿아야 할 본질적인 부분에만 에너지를 쓰도록 유도했다. 덕분에 일의 완성도는 올라가고, 속도는 자연스럽게 붙었다. 불과 이틀 만에 2주 치의 일을 해내며 느낀 건, 단순한 효율의 상승이 아니라 집중의 확장이었다. AI가 함께 있을 때, 나는 더 길게 몰입할 수 있었고, 더 넓은 범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AI를 더 이상 도구로만 보지 않는다. 나를 더 나답게 만들고, 나의 생각을 더 넓게 확장시켜주는 파트너로 바라본다. 물론 여전히 한계는 있다. 하지만 그 한계조차 나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기준점이 된다. 앞으로 나는 더 많은 일을 위임하고, 더 많은 사고의 일부를 AI와 나누게 될 것이다. AI가 만들어내는 ‘시간의 여백’ 속에서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더 깊은 몰입의 시간을 만들어갈 것이다. AI와 함께 일한다는 건, 결국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여정을 아주 흥미롭게 즐기고 있다.

한계를 조금씩 넘어, 집중의 힘을 키워가다

러닝 32일째. 어제 기준으로 일하는 시간이 두 배로 늘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이 늘었다고 해서 성과가 두 배가 된 것은 아니다. 단위 일을 완성시키는 집중의 피크, 즉 ‘몰입의 순간’이 질적으로 다섯 배나 향상되었다.

체력은 물론 중요하다. 집중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일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힘은 단순한 근육의 힘이나 의지의 집중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쌓여온 ‘넘어섬의 경험’에서 온다. 러닝을 하며 한계를 반복해서 넘는 경험이 쌓이자, 그 힘이 일로 전이되었다. 그 결과로 필요한 순간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그 집중을 유지하는 능력이 생겼다.

이제 일하는 시간은 두 배가 되었지만, 일의 양과 질은 그보다 훨씬 큰 차이를 보인다. 하루의 성취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일의 완성이 ‘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다가오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성취의 크기가 아니라, 그 성취가 쌓여가는 감각이다. 한계를 매일 조금씩 넘어가며, 나의 집중력과 지속력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실감. 그게 지금의 가장 큰 보상이다.

자동화 성공, 극복의 선물

오늘 드디어 미뤄왔던 make.com 자동화를 마쳤다. 처음엔 막막했지만, 막상 하나씩 정리하며 설정을 마치자 마음이 가볍게 정돈되는 느낌이었다. 일의 흐름이 가지런해지니, 내가 내 시간을 주도하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이제 일은 내가 아닌 시스템이 알아서 돌아간다. 그 덕분에 생긴 여유 시간은 마치 선물 같다. 앞으로 절약된 시간과 에너지를 가족과 나를 위한 순간으로 채워가고 싶다. 일의 자동화가 결국 삶의 여백을 만들어준 하루였다.

적응이 자라면 한계도 자란다

아침 운동 31일차. 어제 떠올렸던 ‘작은 적응의 힘’과 ‘기록과 조정의 필요성’이 오늘 러닝에서 다시 확인되었다. 예전엔 힘들게 느껴졌던 트랙 5바퀴가 이제는 크게 부담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을 스스로 조정해내는 비율이 확실히 커졌다. 페이스를 다듬고, 호흡을 세팅하고, 리듬을 유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운동 전체가 더 매끄러워졌다.

오늘 러닝에서 가장 강하게 느낀 지점은 한계와 능력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조정 능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마음이 어떤 지점을 힘들어하는지 감각이 생기면 그다음부터는 그 상황을 다루는 법이 생긴다. 작은 적응이 반복될수록 움직임이 안정되고, 그 안정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한계도 확장된다. 이 변화가 아주 분명하게 느껴진 하루였다.

이 감각은 운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 챙기는 일, 가족에게 신경 쓰는 일, 그리고 내 업무나 사업의 흐름까지—어떤 영역이든 작은 적응과 기록, 조정을 반복하면 충분히 더 나은 방향으로 세팅해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오늘의 러닝은 그 가능성을 실제로 확인한 시간이었다.

생존운동 30일차: AI 시대의 일과 운동에서 얻은 두 개의 인사이트

생존운동 30일차. 새벽 러닝을 하면서 분명해진 생각이 있었다. AI 시대에는 ‘일’ 그 자체보다 세팅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구조만 제대로 잡히면 AI는 그 일을 지치지 않고 반복하고, 품질도 흔들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자본과 장비가 성패를 결정했지만 지금의 핵심 자원은 아이디어와 가치에 있다는 사실이 러닝만큼 선명했다.

이 흐름을 생각하다 보니 운동과 일의 방식이 닮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달리기는 몸이 적응할수록 거리와 강도를 자연스럽게 늘려가고, 그 과정에서 동기와 재미가 생긴다. 혼자 일할 때 흐트러지기 쉬운 이유도 결국 ‘적정 자극’과 ‘기록된 흐름’이 없기 때문이라는 점이 떠올랐다. 운동이 일상에서 하나의 동력이 되듯, 일도 기록하고 점진적으로 자극을 조정하면 비슷한 추진력이 생길 수 있다.

1. 작은 적응의 힘

운동과 일 모두 처음에는 천천히 적응하고, 점차 강도를 높이는 과정이 꾸준함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러닝에서 이 감각을 체득하고 나니, 업무에도 동일한 리듬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2. 기록과 조정의 중요성

운동 기록이 컨디션과 자극 포인트를 알려주듯, 하루의 업무 흐름을 AI나 기록 도구로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개선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정리된 기록은 다음 단계를 설계할 수 있는 임계포인트를 만들어 주고, 그 축적이 생산성을 높이는 직접적인 동력이 된다.

3. 아이디어 품질의 중요성

결국 많이 하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 시대다. AI는 반복과 효율을 맡고, 인간은 방향과 의미를 설계해야 한다. “아이디어가 공장을 대신한다”는 오늘의 러닝 문장이 모든 것을 요약한다. 운동을 통해 몸을 세팅하듯, 일도 구조와 아이디어를 세팅하면 흐름이 생기고 결과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