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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의 시대에서, AI가 선택하는 시대까지

30년 전 커머스의 디지털 전환은 ‘쇼핑몰의 등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으로 옮겨왔고,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수많은 쇼핑몰 링크가 결과로 나열되었다. 쇼핑몰의 링크가 검색 결과로서 순서대로 제시되는 구조였다. 누가 더 상단에 노출되느냐, 누가 더 많은 광고비를 쓰느냐가 곧 매출과 직결되던 시대였다. 이 시기의 경쟁은 ‘어디에 입점했는가’와 ‘얼마나 잘 보이느냐’의 싸움이었다.

지금 AI 시대의 커머스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상품을 직접 비교하지 않는다. “조카 졸업 선물로 20만 원대, 성향은 조용한 편”처럼 상황을 말하면, AI가 제품을 고르고 결제와 배송까지 이어준다. 검색 결과를 훑는 과정이 사라지고, AI가 브랜드를 ‘호출’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은 링크가 아니라 신뢰다. AI는 무작위로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데이터, 리뷰, 재구매 흐름, 고객 반응을 종합해 ‘추천할 만한가’를 판단한다.

이 전환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에는 표준 프로토콜이 있다. 과거의 크롤링이 사람의 눈을 대신해 웹을 긁어오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머신과 머신이 API로 직접 통신한다. 재고, 가격, 배송, 리뷰가 실시간으로 연결된다. 이 환경에서는 단순히 예쁜 쇼핑몰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가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지 않으면, 아예 선택지에 오르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기업과 브랜드가 준비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AI 검색 환경에서 불리는 존재가 되는 것, 즉 GEO 대응이다. 다른 하나는 프로토콜 기반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조다. 나아가 브랜드 스스로를 대표하는 ‘브랜드 에이전트’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AI가 고객을 대신해 쇼핑하는 시대에는, 브랜드도 AI와 대화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30년 전 디지털 전환이 ‘쇼핑몰을 만드는 일’이었다면, 지금의 AI 전환은 ‘AI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정리되는 과정’에 가깝다. 클릭을 유도하던 시대에서, 호출되는 시대로. 커머스의 무게중심은 분명히 이동하고 있다.

이커머스 AI 관련 핵심 용어 정리 (20)

  1. 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AI 검색 엔진(챗GPT, 제미나이 등)에서 브랜드가 추천되도록 최적화하는 것

  2. UCP (Unified Commerce Protocol)
    구글이 주도하는 커머스 표준 규격. 제품 정보, 재고, 리뷰 등을 통합 관리함

  3. ACP (Agentic Commerce Protocol)
    오픈AI가 주도하는 커머스 표준 규격. 특히 결제와 액션 단계에 집중함

  4. Agentic Commerce
    AI 에이전트가 구매 결정, 결제, 배송 등 쇼핑의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함

  5.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머신끼리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통로. 프로토콜 시대의 핵심 통신 수단

  6. Protocol
    머신 간의 통신을 위해 정해진 약속이나 표준 언어

  7. Dynamic Pricing
    상황, 수요, 고객 조건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되는 시스템

  8. Hyper-Personalization
    고객의 취향, 위치, 예산 등을 분석하여 제공하는 초개인화된 추천 서비스

  9. D2C (Direct to Consumer)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브랜드가 고객과 직접 만나 판매하는 방식

  10. Brand Agent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며 자사 제품을 최적으로 추천해 주는 AI 비서

  11. Friction
    쇼핑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불편함. AI는 이를 완화하는 역할을 함

  12. Gateway
    사용자가 쇼핑이나 정보를 접하기 위해 처음 통과하는 문 (현재는 AI가 그 역할)

  13. Multi-Modal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14. Crawling
    봇이 웹페이지를 돌아다니며 텍스트와 이미지를 긁어모으는 기존 정보 수집 방식

  15. Social Proof
    소셜 미디어나 커뮤니티의 리뷰 등 대중의 반응을 통해 얻는 신뢰의 증거

  16. CEP (Category Entry Point)
    소비자가 특정 제품군을 찾게 되는 구체적인 상황이나 시점

  17. Tipping Factor
    소비자가 여러 제품 중 최종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핵심적인 정보나 요인

  18.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시스템. AI 에이전트가 이를 고도화함

  19. AX (AI Transformation)
    기업의 비즈니스 구조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디지털 전환의 다음 단계

  20. Zero-click
    검색 결과에서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AI의 답변만으로 쇼핑이 종결되는 현상

네이버 브랜드 커넥트를 통해 시작한 첫 공동구매, 그리고 얻은 신호

네이버 브랜드 커넥트를 통해 강릉하얀감자탕의 첫 공동구매를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제가 실제로 실행해본 결과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판단하기 위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혼자 사업을 하다 보니, 이런 선택 하나하나를 남겨두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네이버 브랜드 커넥트에서 공동구매 제안을 1차 대상자분들께 발송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공동구매 확정 4명, 고려 중 1명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첫 시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응은 솔직히 기대보다 좋았습니다. 아직 대규모 확산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방식이 작동할 수 있겠다”는 신호는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실제 공동구매 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제가 이번 공동구매를 네이버 브랜드 커넥트로 시작한 이유는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인플루언서 협업이나 공동구매 플랫폼은 이미 많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대부분 개별 협상에 의존하거나 정산·운영 리스크가 브랜드 쪽에 남는 구조였습니다. 혼자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늘 부담으로 남았습니다. 반면 네이버 브랜드 커넥트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공식적으로 연결하고, 판매·정산·운영을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관리합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높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 가장 크게 느껴졌습니다.

실행 관점에서 보면 브랜드 커넥트는 두 가지 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상시 판매 구조인 ‘쇼핑 커넥트’, 다른 하나는 기간 집중 판매 구조인 ‘공동구매’입니다. 쇼핑 커넥트는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채널에 개별 판매 링크를 붙이고, 판매가 발생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공동구매는 일정 기간 동안 집중 노출과 판매를 통해 단기간에 반응을 확인하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 두 방식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커넥트가 단기 이벤트용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활용 가능한 도구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강릉하얀감자탕 공동구매는 처음부터 ‘대규모 매출’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소량 완판 테스트를 통해 실제 반응과 운영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5년간 리뷰 평점 4.9로 유지된 제품이지만, 크리에이터 커머스 환경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는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결과를 통해 최소한 “시도할 가치가 있는 구조”라는 판단은 분명해졌습니다.

이 선택의 배경에는 커머스 시장의 변화도 있습니다. 이제는 쇼핑몰 중심의 시대보다는, ‘어디서 샀는가’보다 ‘누가 추천했는가’가 더 중요해진 흐름이라고 느낍니다. 특히 가족이 함께 먹는 음식, 아이가 먹는 음식처럼 신뢰가 중요한 영역에서는 크리에이터의 경험과 말 한마디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줍니다. 네이버가 2026년 1월부터 브랜드 커넥트를 본격적으로 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강릉하얀감자탕은 앞으로 이 구조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보려 합니다. 단기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선택되는 상품으로서 크리에이터 커머스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이번 공동구매는 그 첫 번째 실험이었고, 다음 단계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조금 더 구조적인 확장입니다.

앞으로도 이 과정은 계속 기록할 생각입니다. 혼자 결정하지 않고, 실행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식으로요. 이 기록들이 언젠가 저 자신에게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