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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공부는 왜 하는거야?’

 

“아빠 공부는 왜 하는 거야? 글쓰기는 왜 연습해야 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첫째가 물었다. 순간 대답이 막혔다. 너무 단순한 질문인데, 너무 본질적이었다. 내 입에서 나올 말이 ‘공부해야 나중에 좋은 일을 하지’ 따위가 되면 그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설득력이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마음속에 늘 붙잡고 있는 문장을 떠올렸다. “생각하는 대로 살래, 아니면 살아지는 대로 생각할래?” 이게 내가 공부하고 글을 쓰는 이유다. 세상은 매일 변하고 사람의 마음도 늘 흔들린다. 그 속에서 내가 뭘 느끼고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잊지 않으려면 생각을 ‘언어로 붙잡는 연습’이 필요하다. 공부는 그걸 돕는 도구고 글쓰기는 그 생각을 다듬는 과정이다.

아직 어린 딸에게 이런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공부는 머리를 채우는 게 아니라 마음을 세우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글쓰기는 그 마음을 밖으로 꺼내는 연습이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자신이 뭘 느끼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생각을 써본 사람만이 자기 생각을 믿을 수 있고, 그걸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생각대로 살아가게 된다고.

아마도 나는 지금 당장이 답을 완벽히 설명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가 조금씩 자라가며 나 역시 조금씩 말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아빠가 왜 공부하는지, 왜 글을 쓰는지를 보여주는 건 아마 말보다 행동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짧은 글 한 편을 쓴다. 언젠가 딸이 나의 오래된 글들을 읽으며 “아, 그래서 아빠는 그렇게 살았구나”라고 말해주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