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의 러닝, 다시 인간답게 사는 법을 배우다
40일 동안 매일 새벽을 뛰며 얻은 게 참 많다. 처음에는 단순히 체력을 회복하고, 아침 루틴을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몸보다 먼저 깨어나는 것은 생각이었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뛰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안의 잡음이 사라지고 오직 ‘지금’과 ‘다음’만이 남았다. 그 단순한 리듬이 삶 전체를 다시 짜는 계기가 되었다.
초반 2주간은 판단력의 영역이 넓어지고 재구조화되는 시기였다. 달리며 머릿속에 쌓여 있던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고, 목표를 세우고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구조가 보였다. GTD(Getting Things Done)와 스토리 구조 관련 책들을 다시 읽었고, 그동안 흘려보냈던 개념들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동시에 OmniFocus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단순히 ‘관리’하는 게 아니라 ‘실행 가능한 질서’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오늘까지는 그야말로 폭발의 시기였다. Gemini의 은총이라 불러야 할 만큼, 실행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20년 동안 미뤄두었던 일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처리되기 시작했다. 늘 넘지 못했던 ‘시작의 턱’을 가볍게 넘어서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험이 쌓였다. 그 결과, 업무 능력은 눈에 띄게 확장되었고 수많은 결과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무언가가 시원하게 열리는 느낌이었다.
물론 아직도 100일 목표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운동, 판단, 실행 — 그 세 축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침 러닝은 몸을 깨우는 동시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고, 그 리듬이 하루의 판단과 실행으로 이어진다. 집중력과 지속력, 시간의 효율적 구성까지 — 이제야 비로소 사람다운 삶의 패턴을 되찾고 있다. 예전에는 ‘살기 위해 일했다면’, 지금은 ‘살아가며 일하고 있다’는 감각이 선명해졌다.
물론 근 30년 동안 쌓여온 부정적 결과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과정이 두렵지 않다. 딸들과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조금 더 버티고 더 큰 산도 넘을 수 있다. 다행히 관계적인 부분은 단단하고, 경제적인 부분만 해결된다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나는 지금 확실히 달라졌다. 매일 새벽의 공기가 내게 말해준다.
“너는 이제 진짜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