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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연속’이 아니라, ‘믿음의 연습’ — 3km를 넘기까지

오늘 마음의 벽인 2km를 깨고, 드디어 3km를 뛰었다. 숫자만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 이건 작은 혁명에 가까웠다. 2km를 넘기 전까진 늘 똑같은 패턴이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멈췄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내일 더 뛰면 되잖아.” 그렇게 합리화하며 멈추는 게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나는 나를 너무 의심하며 달렸다. 이 거리쯤은 어렵다고, 내 체력이 거기까지는 안 된다고. 그런데 오늘 깨달았다. 그 과정은 ‘의심의 연속’이 아니라, ‘믿음의 연습’이었다는 걸.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말이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로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된다는 걸 느꼈다.

오늘 처음으로 3km를 완주했다. 앞으로는 이 거리와 또 싸워야 한다. 할 수 있을까,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그만둬도 괜찮지 않을까 — 이런 생각들이 다시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이제는 그 과정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그 치열함이 내 일상에 필요한 감각이라는 걸 안다.

나는 운동을 하며 ‘치열함’을 다시 배운다. 단순히 목표를 향해 가는 게 아니라, 내 안의 한계를 관찰하고 대화하는 시간이다. 오늘 3km를 넘겼지만, 언젠가 4km, 5km로 나아갈 것이다. 그때마다 또 멈추고, 의심하고, 다시 뛰겠지.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나를 믿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걸 안다.

3km는 숫자가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하나의 증거였다.

속도와 방향을 모두 잃지 않는 법, 균형?!

운동을 하면서 신기한 걸 하나 깨달았다. 예전에는 늘 발끝만 보고 걸었다. 내 몸의 상태, 호흡, 땅의 질감 같은 것들을 느끼면서 “오늘은 이 정도면 됐지” 하며 멈췄다. 반대로 어떤 날은 목표 거리만 바라봤다. “저기까지만 가면 끝이야.” 그런데 그런 날은 이상하게 더 힘들었다.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에너지를 다 써버리다 보니, 며칠 지나지 않아 지쳐버렸다.

오늘은 조금 달랐다. 걸으면서 동시에 두 가지를 봤다. 멀리 있는 목표와 내 발끝. 마음속으로는 목표 거리를 그리며 페이스를 조정했고, 동시에 내 몸의 반응과 노면의 상태를 살폈다. 신기하게도 이 두 시선을 함께 가져가니까 걸음이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몸의 균형도, 마음의 균형도 같이 잡히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일도 그렇다. 내 컨디션만 보며 살면, 조금만 피곤해도 “이 정도면 됐지” 하며 멈춘다. 반대로 목표만 보고 달리면, 내 자원을 다 써버리고 오래 가지 못한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비슷하다 — 금세 지치고, 멀리 가지 못한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이었다.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동시에 보는 일, 내 속도와 목표를 함께 조율하는 일. 빠르게 나아가려는 욕망(속도)과 올바른 방향을 찾으려는 이성(방향), 그 두 긴장이 만나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균형이었다. 속도와 방향,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고민될 때는 둘 다. 그 둘의 줄다리기 속에서 결국 균형이라는 감각이 태어난다. 인생이든 운동이든, 결국 그건 다르지 않다.

결국 답은 단순했다. 내 페이스 유지하기. 너무 계산하지도, 너무 감정에 휩쓸리지도 말기. 가끔은 그냥 음악에 몸을 맡기며 걷는 게 정답일지도 모른다.

진짜 스트렝스, 나를 다루는 기술

1차 100일 계획으로 생존 운동을 시작헀다. 계획은 잘 지켜지고 있고 몸은 가벼워졌지만, 오늘 문득 내 안의 패턴 하나를 발견했다. 더 나아갈 수 있는데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서 멈춘다. 2km를 달리는 게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3km로 가지 않는다. 기준을 달성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오늘도 했다.” 하지만 그건 성장의 증거가 아니라 안심의 주문이었다.

며칠 전 나이키 코치 김은서의 영상을 봤다. 그는 스트렝스를 ‘무게를 드는 능력’이 아니라 ‘단단한 상태’라고 했다. 운동은 몸의 훈련이 아니라 나를 다루는 기술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기준을 세우는 건 필요하지만, 그 기준 안에 머무는 건 퇴보다. 나는 늘 숫자와 기록으로 나를 관리했다. 불안할 때마다 숫자에 기대며, 그 안에서 안전해졌다. 결국 나를 증명하려는 운동이 나를 묶고 있었던 셈이다.

김 코치는 ‘65%의 법칙’을 말했다. 힘을 빼야 중심이 생긴다고.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나는 늘 100%로 버텼다. 사실은 완벽하려던 게 아니라, 실패하지 않으려고 그랬다. 그래서 더 큰 시도를 피했다. 부족한 결과보다 멈춘 내가 더 안전하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그건 내 한계를 관리하는 방식이지, 성장의 방식은 아니었다. 요즘은 다르게 해본다. 완벽을 내려놓고 꾸준함에 집중한다. 여유를 남겨두면 다시 하고 싶어진다. 힘을 덜 쓸수록 오래 간다.

운동을 하며 근육이 아니라 마음의 패턴을 봤다. 나는 ‘더 나은 나’보다 ‘지금의 나’를 유지하는 데 익숙했다. 그걸 알아차린 게 이번 두 달의 가장 큰 수확이다. 이제 운동을 할 때마다 묻는다. “나는 지금 힘을 쓰고 있나, 아니면 힘을 이해하고 있나?”

2km든 3km든 이제 상관없다. 중요한 건 오늘도 멈추지 않았다는 것. 어제보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하나 더, 몸을 단련한다는 건 결국 사고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몸이 익숙해질수록 마음의 저항이 줄고, 새로운 사고의 회로가 만들어진다. 그 회로가 나를 다시 설계한다. 오늘의 땀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 생각을 다시 짜는 연습이었다.

새벽러닝 60일, 마음이 먼저 달라지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린 지 어느덧 60일이 넘었다.
몸이 가벼워지고 체력이 붙는 건 당연한 결과였지만,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이 내 얼굴빛이 달라졌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그 변화가 몸보다 마음에서 먼저 시작된 것임을 느낀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나는 거의 바닥이었다.
의욕도, 자신감도 없었고 하루를 버티는 일조차 벅찼다.
그저 살아내기 위해 억지로 움직이던 시기였다.
하지만 하루, 이틀, 그리고 한 주가 지나면서
달리기 후에 밀려드는 묘한 안정감과
“그래,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작지만 확실한 확신이 생겼다.
어쩔 수 없다에서 할 수 있다로 바뀌는 이 작은 전환이
내 삶 전체의 리듬을 바꾸기 시작했다.

러닝화가 닳을수록 나도 함께 단단해졌다.
땀으로 쌓아올린 변화는 누가 빼앗을 수도, 단숨에 사라질 수도 없다.
그건 내 안에 새겨진, 물리적인 근육이자 정신의 근력이다.
매일 조금씩 전진하며 내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눈으로, 몸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제 남은 40일, 100일의 완성을 향해 달려간다.
마지막 날의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땐 더 멀리, 더 오래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스스로를 믿고 다시 달릴 줄 아는 내가 되어 있을 거다.

비워야 보인다, 다시 시작하는 힘

공간을 비우며 마음을 정리하다

요즘 내 주변은 정리의 한가운데 있다. 집 안 곳곳에 쌓여 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며 ‘이건 정말 필요한가?’를 묻는다. 마치 지난 몇 년간의 시간과 선택, 그리고 욕심을 함께 정리하는 기분이다. 당근마켓에 내놓은 물건이 하나씩 팔릴 때마다 마음의 짐도 함께 가벼워진다. 신기하게도, 물건을 정리하는 행위는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사고의 정리로 이어진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것들이 물건을 따라 서서히 사라지면서, 비로소 내가 진짜 집중해야 할 일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업적으로도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벌려놓았던 일들을 하나씩 줄이며, 지금은 마치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그라운드 제로’로 돌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욕심이 앞서서 여러 방향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늘 비슷했다 — 많은 일들이 동시에 굴러가지만, 진짜 성과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제는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내려놓기로 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일의 패턴을 허물고, 다시 처음처럼 단단히 다지는 과정이다. 줄이는 게 무섭지 않다는 걸, 오히려 그 속에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씩 깨닫고 있다.

가벼워진 선택의 무게

정리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공간을 정리하고, 내 주의를 잡아먹던 일들을 정리하자 ‘내가 진짜 해야 할 일’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손바닥만 한 내 세상에 너무 많은 레이어를 겹쳐 놓고 있었던 것 같다. 일을 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선택의 연속인데, 나는 그 선택의 부담을 덜기보다 쌓아올리며 버텨왔다. 그러니 늘 무겁고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워낸 자리에는 방향이 생겼고, 그 방향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매일 할 수 있는 일 하나에 집중하는 것, 그 단순한 행위가 오히려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일의 크기에 눌리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의 총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한 발 한 발 해나가면 쌓여나갈 길이 보인다. 과거엔 결과만 바라보다 지쳐버렸다면, 지금은 과정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공간이 정리되니 마음이 정리되고, 마음이 정리되니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다음 주부터 시작될 ‘강릉하얀감자탕 시즌2’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비워낸 자리에 다시 채워질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예전보다 단단해진 마음으로, 다시 한번 나의 일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비움 끝에 찾아온 이 시작의 감각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