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스템, 에너지 흐름을 설계하는 일

작은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간과했던 영역이 인사였다. 매출, 브랜딩, 마케팅에는 늘 신경을 썼지만, 인사만큼은 그저 ‘급여와 일정 관리’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의 재무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흐름의 부재였다. 인사 시스템이 약하다는 건 곧 회사의 에너지가 막혀 있다는 뜻이었다.

작은 조직일수록 인사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규모가 작을수록 사람 한 명의 에너지 흐름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누군가의 집중이 흐트러지거나, 역할이 명확하지 않으면 시스템 전체의 리듬이 깨진다. 결국 재무의 문제, 일정의 지연, 품질의 불안정까지 모두 ‘사람의 리듬’에서 비롯된다. 인사는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일의 리듬을 조율하는 행위였다.

그동안 나는 모든 판단을 직접 하려는 습관이 있었다. 시스템을 하나의 로봇으로 본다면, 하나의 모터가 모든 관절을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효율적인 구조는 그 반대다. 각 관절에 개별 모터가 달려 있어야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강해진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짜 강한 시스템이다. 그렇게 되면 에너지는 막히지 않고 순환한다.

그래서 요즘의 목표는 ‘사람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역할이 명확하고, 피드백이 빠르게 오가며, 결정의 권한이 자연스럽게 분산된 조직. 그런 구조가 되어야 판단의 속도도, 일의 효율도 함께 올라간다. 결국 인사는 숫자나 규정이 아니라, 회사 안의 에너지를 어떻게 설계하고 흐르게 하느냐의 문제다.

이제 나는 인사를 단순히 비용이 아니라, 조직의 동력을 관리하는 기술로 본다. 사람의 리듬이 회사의 리듬이 되고, 그 리듬이 다시 성장의 속도를 만든다. 인사 시스템은 그래서 행정이 아니라, 에너지를 설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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