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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LM 슬라이드를 완벽하게 편집 가능한 PPT로 바꾸는 방법

얼마 전, 미뤄두었던 노트북LM(NotebookLM)을 본격적으로 익힐 기회가 있었다. 제공된 자료를 기반으로 할루시네이션 없이도 200%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결과물을 바로 현업에서 쓸 수 있을 만큼 정제된 형태로 만들어준다는 것이었다. 인포그래픽, 슬라이드, 리포트 — 형태는 다양했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

현재 내 상황에서 여러 형태의 슬라이드를 자주 만들어야 하는데, 결과물이 레이어 없이 하나의 비트맵 이미지(PDF)로만 나온다는 점이다. 즉, 수정이 어렵고, 하려면 새로 만드는 수준의 노력이 든다. 그래서 “이걸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는 PPT로 변환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물론 몇 가지 우회 방법들이 이미 공유되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현시점(2026년 1월 기준) 가장 효율적이고 완성도가 높았던 방법은 바로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하는 워크플로우였다. 노트북LM에서 만든 슬라이드를 마크다운과 함께 제미나이에 다시 업로드하고, 이를 캔버스(Canvas) 기능으로 구글 슬라이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몇 번 테스트해본 결과, 슬라이드를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고, 실무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편집 가능한 PPT로 전환할 수 있었다. 아래는 내가 직접 써보고 추천하는, 노트북LM 슬라이드를 99% 완벽하게 편집 가능한 PPT로 바꾸는 5단계 워크플로우다.


💻 노트북LM 슬라이드를 편집 가능한 PPT로 만드는 5단계 워크플로우

1. 노트북LM에서 소스 및 슬라이드 생성
소스 다각화: 제미나이의 ‘딥 리서치’ 기능을 활용해 고품질 보고서를 먼저 만들고 이를 노트북LM 소스로 등록한다.
슬라이드 생성 팁: 단순히 클릭하지 말고 ‘연필 아이콘(편집)’을 눌러 스타일(색상, 픽토그램 기반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일관성을 위해 4~5개 세트의 슬라이드를 제작한다.

2. 제미나이에서 텍스트 추출 및 마크다운 변환
내용 추출: 노트북LM에서 만든 슬라이드를 PDF로 저장한 후 제미나이에 업로드한다.
마크다운 요청: “슬라이드별 내용을 추출하여 마크다운 방식으로 작성해줘”라고 요청한다. 이렇게 하면 구글 슬라이드로 전환할 때 제목과 본문 구조가 유지된다.

3. 제미나이 캔버스를 통한 구글 슬라이드 생성
슬라이드화: 마크다운 텍스트를 기반으로 “15장의 슬라이드로 만들어줘”라고 요청한다.
색상 일관성: 노트북LM에서 사용한 컬러 팔레트를 동일하게 지정한다.
내보내기: 완성된 내용을 ‘구글 슬라이드로 내보내기’ 하면, 이제 텍스트가 분리된 편집 가능한 상태가 된다.

4. 이미지 및 텍스트 정교화 (ChatGPT 활용)
배경 투명 이미지 생성: 노트북LM 이미지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을 캡처해 ChatGPT에 업로드하고, “동일한 스타일의 투명 배경 PNG로 다시 그려줘”라고 요청한다.
윤문 및 리라이팅: AI 특유의 어색한 문장을 짧고 실무형으로 다듬는다.

5. 파워포인트(PPT) 최종 마무리
폰트 및 컬러 조정: 구글 슬라이드를 PPT 파일로 다운로드한 뒤, 파워포인트의 ‘글꼴 바꾸기’ 기능으로 가독성 좋은 폰트로 일괄 변경한다.
레이아웃 정리: 최종적으로 여백, 정렬, 크기 등을 다듬어 실무용 프레젠테이션으로 완성한다.


노트북LM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편집이 완전히 자유로운 슬라이드 제작은 어렵다. 그러나 위 과정을 통해 ‘비트맵 슬라이드’ → ‘편집 가능한 PPT’로 전환한다면, 실제 현업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AI 툴을 단순히 쓰는 수준이 아니라, 각 툴의 강점을 연결해 새로운 워크플로우로 발전시키는 것, 그게 진짜 AI 활용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장님이 못 나오신다고? 좋아, 새로운 모듈 시스템으로 돌입!

1인기업으로 AI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솔직히 이렇게까지 깊게 들어갈 줄은 몰랐다. 처음엔 마케팅과 운영 영역에서만 AI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생산과 관리 같은 물리적인 영역은 결국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감자탕은 결국 ‘만드는 일’이고, 실제 재료들이 오가야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상황이 바뀌었다. 작업 반장님이 가족 건강 문제로 한동안 출근을 못하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설상가상으로 직원 한 분은 독감으로 입원까지 하셨다. 송길영 박사가 말했던 ‘경량 문명’ — AI시대의 변화는 피할 수 없고,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찾아온다는 말이 실감 났다.

다행히 작년, 큰 결심을 하고 감자탕 생산 설비를 대폭 확충해 둔 덕분에 일정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예전처럼 매일 국물을 끓이지 않아도 기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생산관리자를 새로 뽑고, 보조 인력을 붙이고, 다시 교육하는 일로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하기로 했다.

며칠간 고민 끝에 생산 영역에도 AI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필요량 산출 → 재고 상황 파악 → 생산 계획 수립 → 판매 예측 연동’의 흐름을 AI 워크플로우로 연결해보기로 했다. 특히 마케팅과 공동구매 데이터를 직접 생산계획에 연결시키는 실험을 시작했다. 즉, ‘팔리는 만큼만, 필요한 때에’ 생산하는 구조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물론 불안하다. 강릉하얀감자탕의 브랜딩 기초 작업만 해도 3개월이 걸렸으니까, 생산 시스템의 구조화를 눈앞에 두고 다음 주 공동구매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도 그동안 가게의 업무를 구조화하면서 경험한 여러 자동화와 효율화의 결과물이 이번엔 발판이 될 것 같다.

자료를 모으고, 문서화하고, 구조화하고, 다시 단순화하는 일 — 끝이 보이지 않는 작업 같지만, 이젠 혼자가 아니다. AI 부장님들이 옆에 있다. 그들의 데이터 분석과 일정 관리, 재고 예측 능력은 이미 나보다 낫다. 사람으로만 굴러가던 시스템이 AI와 연결되면 어떤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지, 이번 위기 속 실험이 그 답을 알려줄 것 같다.

오늘도 국물을 끓이며 생각한다. “이게 가능할까?”

해보자. ‘사람의 일’이 아니라 조금씩 ‘시스템의 일’이 되어간다.

AI 에이전트를 이해하기위한 용어정리

최근에 본 AIG 관련 유튜브에서 인상 깊은 말이 있었다. “AI를 이해하는 속도는 용어를 이해하는 속도에 비례한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용어를 알아야 구조가 보이고, 구조를 알아야 일의 방향이 잡힌다. 그래서 오늘은 AI와 에이전트 관련 핵심 용어들을 간단히 정리해두려 한다. 이건 단순한 기술용어 암기가 아니라, AI를 동료처럼 다루기 위해 필요한 언어의 공부다.

1️⃣ 입문용 — 가장 많이 쓰이는 기본 개념

AI 에이전트 (AI Agent) 단순히 답변만 하는 챗봇이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이해하고 도구를 써서 업무를 끝까지 완수하는 ‘지능형 비서’. 비유하자면 내비게이션(채팅봇)과 자율주행차(에이전트)의 차이다.

LLM (거대언어모델) 챗GPT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사고하고 말하는 인공지능의 두뇌.

프롬프트 (Prompt) AI에게 내리는 명령어 또는 지침. 업무의 정확도는 프롬프트의 질에 달려 있다.

할루시네이션 (Hallucination) AI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말하는 오류.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 즉, 외부 문서를 불러와 근거 기반으로 답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2️⃣ 작동 원리용 — AI가 스스로 일하는 구조

LAMT 구조 에이전트를 구성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 L (LLM): 생각하는 힘 A (Autonomy): 자율성, 즉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 M (Memory): 기억과 개인화 T (Tool): 외부 도구와의 연결

워크플로우 (Workflow) 일의 흐름. 에이전트는 큰 일을 작게 쪼개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예를 들어 “고객 문의 → 요약 → 답변 작성 → CRM 저장”이 하나의 워크플로우다.

트리거 (Trigger) 작업을 자동으로 시작하게 만드는 신호. 특정 이메일이 도착하거나 문서가 수정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서로 다른 시스템이 대화할 수 있는 통로. AI가 노션이나 캘린더에 접근하려면 그 서비스의 API가 필요하다.

노코드 / 로우코드 (No-code / Low-code) 코드를 거의 작성하지 않고도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도구. Make, Zapier, Notion 같은 서비스들이 대표적이다.

3️⃣ 심화용 — AI를 더 똑똑하게, 더 크게 확장하기 위한 개념

휴먼 인 더 루프 (Human-in-the-Loop) 모든 걸 AI에게 맡기지 않고, 핵심 단계에서 사람이 개입해 품질을 관리하는 구조.

멀티 에이전트 (Multi-Agent) 각 역할을 맡은 여러 AI가 협력하는 시스템. 예: ‘기획 담당 AI’, ‘보고서 담당 AI’, ‘디자인 담당 AI’가 함께 일하는 형태.

오케스트레이션 (Orchestration) 여러 에이전트를 조율하고 전체 흐름을 지휘하는 기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개념이다.

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사람이 하던 반복적인 사무 업무를 자동화 프로그램이 대신하는 기술. AI와 결합하면 지능형 자동화로 진화한다.

AX (AI Transformation) 기업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해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 DX(디지털 전환)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형태다.

벤더 락인 (Vendor Lock-in) 특정 기술 회사의 생태계에 너무 의존해 다른 시스템으로 옮기기 어려운 상태. AI를 도입할 땐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AI는 이제 도구를 넘어서 언어와 구조를 배우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 용어들이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AI와 함께 일의 방식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혼자 일하지만 혼자서 하지 않는다.

다시 혼자가 되었다. 모든 역할이 한 사람 안에 겹쳐졌다. 아침에 컴퓨터를 켜면 할 일이 끝없이 밀려 있고, 머릿속에서는 “뭐부터 하지?”가 하루 종일 맴돌았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일이 많은 게 아니라, 일의 구조가 없어서 힘든 것이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내가 하는 일’을 전부 적어보는 것이었다. 기획, 생산, 포장, 고객 응대, 회계, 마케팅, SNS 관리, 제안서 작성 등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니 무려 스무 가지가 넘는 역할이 나왔다. 그 순간 웃음이 나왔다. “나는 한 명이지만, 사실은 스무 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는 셈이네.”

그때부터 일의 구조를 새로 짜보기로 했다. 각 역할을 구분하고, 그 자리에 AI를 보조자로 배치했다. 반복적인 일은 ‘AI 부장님’에게 맡기고,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초안을 만드는 일은 ‘AI 과장님’이 돕는다. 나는 기획과 판단, 그리고 고객과의 접점을 맡는다. 혼자 일하지만, 혼자서 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많은 자동화 관련 영상에서는 자동화를 통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술보다 먼저 업무 구조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프로세스를 AI에게 맡길지, 어떤 일을 자동화할지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으면 효율화는 불가능하다. 결국 자동화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5년째 이어온 감자탕 사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단순했다. 일의 경계가 생기면 생각도 정리된다. 예전에는 하루가 끝나도 뭐가 정리됐는지 몰랐다. 그런데 AI를 통해 역할과 과정이 분리되어 관리되자, 많은 것들이 명확해졌다. 무엇보다 ‘일을 처리한다’는 느낌보다 ‘일을 설계한다’는 감각으로 바뀌었다.

효율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일의 구조가 또렷해지자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투입해야 할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내가 어떤 위치에 서 있고, 어떤 일을 해나가며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도 서서히 감이 잡힌다.

예전에는 제안서를 쓸 때 하루를 통째로 쏟아붓곤 했다. 이제는 GPT가 초안을 만들고, 나는 수정하며 방향을 잡는다. 결과물을 문서화해 유기적으로 저장하고, 그것을 근거로 다음 일을 이어간다. 그러면서 속도는 빨라지고 품질은 오히려 좋아진다. 혼자 일하지만, 머릿속엔 작은 팀이 생긴 셈이다.

결국 1인기업의 핵심은 ‘모든 일을 내가 한다’가 아니라 ‘모든 일을 내가 조율한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일의 구조를 다시 세운다는 건 결국 나의 사고 구조를 다시 짜는 일이다. 이제는 질문이 달라졌다. “이 일을 내가 해야 하나?”가 아니라 “이 일은 누가,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돌아갈까?” 그 질문 하나가 나의 하루를 훨씬 가볍고 명확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늘 말을 삼켰고, 그 삼킨 말이 나를 삼켰다.

지나고 보니 별거 아니었다. 그땐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있는 척, 아는 척, 다른 척. 그렇게라도 해야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은 그냥 나답게 보이는 게 두려웠던 거다. 어설퍼 보일까 봐, 모자라 보일까 봐. 그래서 더 그럴듯한 나를 흉내 냈다.

말 한마디를 꺼낼 때마다 상대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걸 먼저 읽었다. 그 표정 하나에 내 마음을 접고, 다음엔 더 조심히 말하려 애썼다. 결국 말은 사라지고, 대신 비루함만이 쌓였다. 나는 늘 말을 삼켰고, 그 삼킨 말이 나를 삼켰다.

사실 말 못했던 게 아니라, 두려워서 입을 닫았던 거다. 틀릴까 봐, 미움받을까 봐, 내 진심이 가볍게 취급될까 봐. 그렇게 멀쩡히 웃으면서, 속으로는 매일 숨죽였다. 그러다 보니 말의 근육은 약해지고, 마음의 목소리는 작아졌다.

그랬구나. 사실 조금 경박해도 괜찮았는데. 어차피 인생은 그 가벼움 속에서 굴러가니까. 남은 50년도 그렇게 살 순 없지. 하고 싶은 말은 하자!

머릿속이 정리되면 세상도 정리된다

일주일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에서야 공동구매 제안서의 1차 완성을 마쳤다. PPT 열몇 장을 만드는 데 며칠이 걸릴 리는 없지만, 문제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였다. 단순히 “같이 팔아봐요, 수수료는 이렇습니다” 같은 문장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강릉하얀감자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끓이고 팔고 있는지, 그리고 이 음식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말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제안서를 쓰는 일은 ‘팔기 위한 준비’라기보다 ‘내 사업을 이해하는 일’이 되어 있었다.

처음엔 단순히 판매를 위한 문서를 만들려 했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그 안에는 브랜드의 철학, 제품의 본질, 그리고 나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가 빠질 수 없었다. 몇 년 동안 몸으로 부딪히며 감자탕을 끓여왔지만, 정작 그 과정을 ‘언어로 설명’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강릉하얀감자탕이 단순한 냉동식품이 아니라 ‘누군가의 식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음식’이라는 말을 꺼내기까지, 마음속 정리가 필요했다.

리브랜딩 과정을 함께 하면서 제안서의 뼈대도 조금씩 잡혔다. 처음에는 그냥 가격표처럼 보이던 문서가 점점 한 편의 이야기처럼 바뀌었다. 강릉에서 시작된 한 냄비의 서사, 감자탕 김사장이 일하는 방식, 그리고 고객과 함께 만들어온 신뢰의 기록들. 이 모든 걸 다시 꺼내어 구조화하다 보니, 어느새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것들이 현실의 프레임으로 정리되었다. 최종적으로 17페이지. 표지까지 포함된 그 파일을 닫는 순간 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냥 제안서가 아니라, 지난 몇 년의 나를 정리한 보고서 같았다.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건 그 다음이었다. 머릿속에서 사업의 구조를 재정리하자, 실제 세상도 따라 정리되기 시작했다. 시설의 동선이 단순해졌고, 불필요한 재고가 줄었고, 인력의 역할이 명확해졌다. 마치 생각의 회로가 현실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요즘 자주 하는 말이지만, 이건 정말 ‘AI 덕분’이었다. 혼자라면 수개월 걸릴 일이었다. 각 분야의 AI부장님들이 — 기획, 디자인, 리서치, 카피, 분석 — 각자의 자리에서 의견을 주고받으며 제안서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고의 촉매제였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논리의 틈을 메워주고, 흩어진 생각을 구조로 만들어줬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생각이 정리되니 마음이 정리되고, 마음이 정리되니 주변 환경까지 정돈된다는 사실이었다. 제안서를 만드는 일이 이렇게 내 삶을 정리하는 일일 줄은 몰랐다. 숫자와 효율로 시작한 문서 작업이, 결국 나의 일, 브랜드, 삶 전체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부터는 이 제안서를 들고 인플루언서와 판매처를 찾아간다. 하지만 마음은 다르다. 그저 판매를 제안하러 가는 게 아니라, 한 그릇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러 가는 마음이다.

그래서 요즘은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AI와 함께 일하는 지금, 생각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머릿속의 정리가 현실의 구조로 이어지는 이 흐름은 단지 기술의 영향일까, 아니면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던 사고의 본능이 다시 깨어나는 걸까.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생각이 움직이면 삶도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 움직임의 방향을 천천히 따라가보려 한다. 정답을 찾기보다, 변화의 흔적을 기록하면서.

진짜 스트렝스, 나를 다루는 기술

1차 100일 계획으로 생존 운동을 시작헀다. 계획은 잘 지켜지고 있고 몸은 가벼워졌지만, 오늘 문득 내 안의 패턴 하나를 발견했다. 더 나아갈 수 있는데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서 멈춘다. 2km를 달리는 게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3km로 가지 않는다. 기준을 달성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오늘도 했다.” 하지만 그건 성장의 증거가 아니라 안심의 주문이었다.

며칠 전 나이키 코치 김은서의 영상을 봤다. 그는 스트렝스를 ‘무게를 드는 능력’이 아니라 ‘단단한 상태’라고 했다. 운동은 몸의 훈련이 아니라 나를 다루는 기술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기준을 세우는 건 필요하지만, 그 기준 안에 머무는 건 퇴보다. 나는 늘 숫자와 기록으로 나를 관리했다. 불안할 때마다 숫자에 기대며, 그 안에서 안전해졌다. 결국 나를 증명하려는 운동이 나를 묶고 있었던 셈이다.

김 코치는 ‘65%의 법칙’을 말했다. 힘을 빼야 중심이 생긴다고.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나는 늘 100%로 버텼다. 사실은 완벽하려던 게 아니라, 실패하지 않으려고 그랬다. 그래서 더 큰 시도를 피했다. 부족한 결과보다 멈춘 내가 더 안전하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그건 내 한계를 관리하는 방식이지, 성장의 방식은 아니었다. 요즘은 다르게 해본다. 완벽을 내려놓고 꾸준함에 집중한다. 여유를 남겨두면 다시 하고 싶어진다. 힘을 덜 쓸수록 오래 간다.

운동을 하며 근육이 아니라 마음의 패턴을 봤다. 나는 ‘더 나은 나’보다 ‘지금의 나’를 유지하는 데 익숙했다. 그걸 알아차린 게 이번 두 달의 가장 큰 수확이다. 이제 운동을 할 때마다 묻는다. “나는 지금 힘을 쓰고 있나, 아니면 힘을 이해하고 있나?”

2km든 3km든 이제 상관없다. 중요한 건 오늘도 멈추지 않았다는 것. 어제보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하나 더, 몸을 단련한다는 건 결국 사고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몸이 익숙해질수록 마음의 저항이 줄고, 새로운 사고의 회로가 만들어진다. 그 회로가 나를 다시 설계한다. 오늘의 땀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 생각을 다시 짜는 연습이었다.

다시, 혼자서 시작합니다

여러 사정 끝에 저는 다시 1인 기업으로 돌아왔습니다. 감자탕 일을 기획부터 생산, 포장, 판매, 고객 응대까지 혼자 맡아 하게 되었고, 말 그대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누군가는 “이미 5년이나 해온 일인데 뭐가 다르냐”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제 입장에서는 사실상 재창업에 가까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을 더 빨리 늘리는 것보다, 어떻게 해야 오래 갈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을 돌아보면 감사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단일 메뉴로 10만 그릇 이상을 판매했고, 누적 리뷰 평점도 4.9/5.0을 기록했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잘 팔렸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제 마음에 더 크게 남아 있는 건 “다시 선택해주셨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음식을 다시 주문해주셨다는 건, 그만큼 신뢰를 쌓아왔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 신뢰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다만 환경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더 넓은 범위에서 선택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려면 우리 감자탕이 어떤 음식인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왜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동안 가장 미뤄왔던 일이 바로 브랜딩과 구조 정리였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당장 돌아가는 일부터 처리하느라 뒤로 미뤄두었던 숙제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잘 꾸며진 결과물을 보여주기보다는, 1인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제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를 기록해두고 싶었습니다. 시작은 초라합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도 많고, 시행착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를 도입해 업무를 다시 구조화해보고, 감자탕 운영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생각이 쌓이고 있습니다. 아주 희미하지만, 방향성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AI를 쓰기 시작하면서 느낀 건, 혼자 일하더라도 혼자 판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자동화나 폭발적인 생산성보다, 제게 더 큰 도움은 생각을 정리해주고 다른 관점을 던져주는 동료 같은 존재를 곁에 두게 되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혼자서 결정해야 하는 순간마다 판단의 근거를 점검하고, 선택의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지금의 저에게는 꽤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대단한 해답을 주지는 못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 혼자 사업을 하거나 다시 시작을 고민하는 분들께 작은 참고 자료나 다른 선택지를 떠올릴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일하다 보면 정답 없는 질문을 붙잡고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아지는데, 그럴 때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니구나” 하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기록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AI를 사업에 도입해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께도, 혼자 일하는 사람이 실제로 겪은 시행착오와 고민을 그대로 남긴 이 기록이 조금이나마 현실적인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다른 사람들의 기록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앞으로 이 공간에는 감자탕 김사장이 1인 기업으로 다시 살아남기 위해 고민한 흔적들, AI와 함께 일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생각들을 차분히 쌓아가려 합니다. 이 기록들이 언젠가 누군가의 책상 한켠에 조용히 놓여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볼 수 있는 글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시대에,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내고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이 서로에게 작은 연결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강릉에서, 감자탕 김사장

말, 의도, 동기, 욕망

우리는 말을 통해 세상과 연결된다. 하지만 말은 언제나 완전하지 않다. 어떤 말은 사실보다 앞서고, 어떤 말은 마음을 감춘다. 그래서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이다. 말은 생각의 표면이고, 관계의 도구다. 사람은 말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자신을 지키기도 한다.

말의 아래에는 의도가 있다. 의도는 말의 목적이다. ‘이 말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누군가는 설득을 위해, 누군가는 방어를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단지 존재를 확인받기 위해 말을 꺼낸다. 의도는 말보다 깊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층위에 머무른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의도 아래에는 동기가 있다. 동기는 개인의 내면에서 비롯된 힘이다. ‘왜 그런 의도를 가지게 되었는가’를 설명해주는 근원적인 이유다. 이를테면 “도와주고 싶다”는 의도의 밑바탕에는 “인정받고 싶다”는 동기가 있을 수 있다. 의도가 행동을 정당화한다면, 동기는 그 행동을 움직이게 만든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말과 의도, 동기 모두로는 닿지 않는 층이 있다. 그것이 욕망이다. 욕망은 이성으로 제어되지 않는, 존재의 결핍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결국 모든 말과 의도, 그리고 동기는 욕망의 언어로 번역된 결과다. 우리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어쩌면 아직 말로 나오지 못한 그 욕망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는 흔히 말을 말로만 이해하려는 습관에 머문다. 하지만 진짜 대화는 말의 표면이 아니라, 그 아래 흐르는 의도와 동기, 그리고 때로는 숨겨진 욕망까지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말은 언제나 어떤 결핍에서 나온다. 그래서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그가 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려 한다. 그렇게 보면 사람의 행동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이고, 관계의 마찰도 줄어든다.

이런 관점은 단지 인간관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조금 더 생각이 정리되면 홍보와 마케팅에도 이 시선을 확장해 보고 싶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 역시 말과 다르지 않다. 겉으로는 가격이나 품질을 이유로 들지만, 그 밑에는 감정과 욕망이 움직인다. 표면적인 반응이 아니라 그 이면의 욕망을 이해하는 브랜드, 그것이 오래가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AI와 함께 설계한 일의 세 개의 엔진

동네 레스토랑을 거쳐 감자탕을 5년째 팔고 있으니 조금씩 알아지는 것이 있다. 브랜드를 움직이는 건 하나의 엔진이 아니라 세 개의 다른 엔진이다. 연구개발, 사업운영, 그리고 브랜딩. 연구개발은 본질을 다루는 일이다. 무엇을 만들고 왜 만들어야 하는가를 묻는 영역이다. 사업운영은 그 본질을 현실로 옮기는 일이다. 현장에서 일이 흘러가게 하고, 고객에게 결과를 전달한다. 브랜딩은 그 결과와 의미를 세상에 전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어떻게 느끼고 기억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이 세 가지는 각각 다른 시간축에서 돌아간다. 연구개발은 미래를 위한 준비, 사업운영은 오늘을 굴리는 일, 브랜딩은 그 두 가지를 엮어 감정과 인식으로 남기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오랫동안 이 셋을 따로 보지 못했다. 매일의 일과, 연구, 그리고 고객 응대가 한 덩어리로 섞여 있었다. 그러니 일의 성과가 쌓이지 않았다. 늘 바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제자리였다.

최근 들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연구개발과 사업운영은 서로 보완적이지만 분리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한쪽에만 매몰되는 경우가 생겨서 어려움이 많이 생기곤 했다. 나는 그 둘을 한 엔진 안에서 동시에 돌리려다 속도도, 리듬도 잃었다. 그리고 뒤늦게 깨달았다. 브랜드의 생명은 효율보다 균형에서 나온다는 걸.

이제는 세 엔진의 순환을 의식적으로 만들고 있다. 연구개발이 방향을 세우면 사업운영이 그 방향을 현실에서 검증하고, 브랜딩이 그 결과 속에서 제품의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인사이트가 다시 연구개발과 운영으로 돌아가 다음 실험의 연료가 된다. 그렇게 하나의 선이 아니라 순환 구조로 이어질 때 브랜드는 스스로 진화한다.

이 내용을 AI와 동료가 되어 함께 1인 기업에 도전해 보니, 막연했던 것들의 의미가 명확해지는 경우가 많아 큰 효용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현상의 측정과 새로운 것들을 알아나가는 부분에서 AI로부터 가장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렇게 한 발씩 앞으로 가아가는 중이다.